"괜찮은 요양원 아시는 데 있으세요?"
보호자들이 자주 하시는 질문입니다. 괜찮은 요양원은 어떤 요양원일까요?
깨끗하고 좋은 시설, 공기 좋은 장소, 산책할 수 있는 정원, 친절한 곳, 식사가 잘 나오는 곳...
소중한 내 부모님이 계실 곳이라면, 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추천하는 요양원은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요양원'입니다.
요양원에서 어르신들이 가장 기쁘고 즐거운 날이 언제인지 아시나요?
바로 우리 아들, 우리 딸, 자식들이 찾아 오는 날입니다.
평소에 식사도 잘 안 하시던 어르신이 갑자기 숟갈을 집어 드시고, 표정 없이 앉아 계시던 어르신이 환하게 웃습니다. 가족들이 찾아오는 날입니다.
이제 좋은 세월 다 흘러서 옆에 있는 노인네 별로 부러울 것도 없지만 자식이 찾아온 날 만큼은 그렇게 부럽습니다.
시설이 아무리 좋아도 어르신이 이용하시는 곳은 주로 내 침대와 몇 몇 장소뿐입니다. 멋진 정원과 산책로는 어르신들이 즐기시기 쉽지 않습니다.
어르신 혼자는 위험해서 안되고, 직원들은 여러 명의 어르신을 돌봐야 해서 한 분만 모시고 나갈 수가 없습니다. 입맛이 잘 없는 어르신들에게 진수성찬은 생각만큼 흥미롭지 않습니다.
"가보니 좋은 곳 같아서 정했습니다. 차로 한 시간 밖에 안 걸립니다. 자주 찾아 뵐 수 있어요."
그렇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요양원에 계신 부모님을 뵈러 나서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일주일이 한 달 되고, 한 달이 여러 달 되면서 마음만 무거워져 갑니다. 그나마 한 동네에 있는 곳이라야 한 번 더 걸음 하기가 마음먹어집니다.
부모님이 가장 기다리시는 것은 자식들, 가족들의 방문입니다. 그래서 부모님에게 가장 좋은 요양원은 내 집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곳입니다.
아들이 왔다 가고 나니, 쪼르르 창문으로 달려가 아들 뒷모습이 멀리 사라질 때까지 창문에 붙어 계시던 어르신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노인돌봄 엄마를 부탁해